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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장흥을 여행한다면 이 음식은 꼭꼭 먹어줘야 제맛! 겨울 동안 껍질 채 구워 먹는 석화에 찬바람 세게 부는 1~2월에 영양 만점 매생이까지, 장흥여행이 맛나진다
여행에선 뭐니 뭐니해도 먹방이지? 이 말에 공감한다면 장흥여행에서 굴구이와 매생이 요리는 꼭 먹기를~~ 장흥은 겨울철 별미로 유명한 굴구이와 매생이 요리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낮에는 매생이, 저녁에는 굴구이다.
매생이는 1~2월이 제철
찬바람 쌩쌩 불 때 파래져요
한승원 생가에서 나와 회진대교를 건넜다. 노력도에 들어가서 노력도항 근처에 있는 본전식당을 가기 위해서다. 식당을 들어서자 굴을 까고 있는 주인장이 보였다. 한가득 굴을 부어놓고 한창 굴을 까서 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저희 매생이 백반 주세요”라고 하니 지금 매생이가 안 나와서 없단다. 이럴수가~ 겨울별미를 먹기 위해 여기까지 왔건 만! 올해 날씨가 얼마나 더웠던던 탓에 12월이면 나는 매생이가 1월 이후에나 수확 될꺼란다.
장흥 매생이는 달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찰기가 있어 '찰매생이'라고 불린다. 매생이 요리를 못 먹어서 실망이지만 맛집으로 소문난 이곳까지 왔는데,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없고 그럼 다른 거는요? 생선구이 백반을 먹으란다. 네 “생선구이 백반 세 명 주세요”
커다란 생선을 들고는 주방으로 들어가는 아주머니, 주인장이 까던 싱싱한 굴이 눈에 아른거려 몇 개 까먹어봐도 되냐고 하였더니 마음껏 먹으란다. 야호~ 그런데 굴 까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겨우 하나를 까서 입에 넣었다. 바다에서 갓 나온 굴은 바닷물 그대로의 염도를 가지고 있어 너무 짰다. 그 짠맛에도 싱싱함이 살아있다. 까기를 포기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아까 까놓은 굴을 물에 씻어서 먹으란다. 그렇게 10개나 될까 싶지만 바로 깐 굴을 맛보았다. 드디어 생선구이백반이 나왔다. 꽃무늬 그려진 둥그런 쟁반에 남도 특유의 양념이 진해 보이는 반찬 13가지가 나왔다. 굴 미역국에 생선구이 백반의 찐 주인, 생선이 나왔는데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이렇게 단일로 큰 생선구이는 처음이다. 농어란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농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입에 착착 들러붙는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남도 바닷가 식당의 본래 맛일까,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입맛에는 좀 짜게 느껴지는 감이 있다. 미역국은 간이 적당해서 한 그릇 먹고 더 먹어야지 하였는데, 생선구이 먹다 보니 배가 불러 추가를 못 하였다. 왜 이 식당 이름이 '본전'인지 알 것 같다. 본전은 뽑고도 남을 만큼 음식이 푸짐하다.
***본전식당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 노력도2길 1-1
대표 메뉴: 생선구이 정식(15,000원)
영업시간: 매일 11:30~20:30 (브레이크 타임 14:00~16:00), 수요일 휴무
회진대교를 건너려던 차에 양식장이 보여 차를 잠시 세웠다. 장판처럼 잔잔한 바다, 너르게 펼쳐진 바다 밭 풍경, 독특한 모습에 반해 바닷가에 서서 양식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때 이를 지켜본 마을 주민이 다가왔다. “왜 사진을 찍느냐?”라고 물었다. 우리가 뭔가 잘못을 하였나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매생이 양식장이 바다와 저 멀리 어촌 풍경과 잘 어우러져 찍는다고 하였다. 이 양식장이 그분의 소유라고 하였다. ‘아하~ 본인의 양식장을 사진 찍어서 그렇구나.’
그런데 여기는 김 양식장이라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옆에 회진대교 가까이 있는 양식장이 매생이 양식장이란다. 김 양식장은 장대가 수직으로 솟아 있고 매생이 양식장은 장대 사이사이에 대나무 발을 놓아 그곳에 매생이가 달라붙게 만들어 모양이 다르단다. ‘에고 매생이 양식장 사진 찍으려다 김 양식장 사진만 찍을 뻔했네.’ 그는 기꺼이 매생이 양식장을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을 안내해 주었다. 그에게 매생이 주산지는 신리마을이지만 그곳에서 매생이를 양식하던 이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며 이 마을이 제2의 산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회진대교를 건너면서 자세히 살피니, 주인장의 말처럼 매생이가 전혀 달리지 않았다. 올해 얼마나 더웠는가, 여름이 가을을 침범해 매생이가 자랄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했다. 매생이는 수온이 8도 정도로 이렇듯 수온이 높으면 생산이 잘되지 않는다. 매생이가 잘 자라면 대나무 발에 초록색으로 매생이가 달려 발을 들어 올리면 수염처럼 늘어진다. 이 또한 진풍경이다.
매생이는 길게 이어진 더운 날씨 때문에 더 추워지는 날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다행히 굴은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수확이 시작되었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굴구이는 껍데기 채 불 위에 구워서 입이 벌어지면 꺼내 먹는다.
노포 감성의 경화네굴구이에 들어섰다. 비닐하우스 안쪽 자리에 앉아 굴구이 반망을 주문했다. 본래 2명까지만 반망, 3명부터는 한 망을 주문해야 한다. 소식좌 여자 셋이다 보니(나는 제외) 다 먹을 수 없을 듯해 그리 하였고 우리 셋에게 반망도 버거웠다. 그만큼 푸짐하다는 이야기다. 매생이 떡국에 매생이 라면을 추가 주문하니 더 그런 걸 수도.
굴이 준비되는 동안 야채 빈대떡을 부쳤다. 가스레인지에 프라이팬 두 개가 놓여 있고 자율적으로 해 먹도록 해 놓았다. 빈대떡을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굴이 왔다. 철판에 굴을 잔뜩 올렸다. 굴 안의 물이 튀어 굴이 튈 수 있으니 자주 뒤집어 줘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장갑과 굴을 까는 용도의 칼을 집어 들고 굴이 익기를 기다렸다. 입이 벌어질 기미가 보이면 바로 집어 까먹었다. 입이 벌어진 채 오래 두면 굴이 말라 들어가 맛이 떨어진다. 이렇게 싱싱한 굴을 껍질 채 구워 까먹으면 평소 굴을 즐기지 않은 이도 좋아한다. 굴 특유의 비린 맛은 하나도 없이 싱싱한 바다 맛이 입안 가득 머금어진다. 구워진 굴만 꺼내 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매생이떡국이 된다고 하여 주문했다. 비록 냉동 매생이 일지라도 장흥 별미를 조금이라도 맛보고 싶은 욕심이다. 확실히 제맛이 덜하긴 하지만 푸른 매생이와 싱싱한 굴의 조화가 잔잔하니 좋다.
장흥산 굴은 알이 굵고 감칠맛이 좋다. 장흥의 굴 잔치는 11월부터 2월 말까지다. 이 시기에 장흥 여행 중이라면 관산읍 죽청마을 바닷가의 늘어선 굴구이 집 중의 한 곳을 택해 철판에 한가득 구워 먹는 굴구이를 맛보자.
***경화네굴구이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정남진해안로 1089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주문은 8:30분까지 가능)
주차: 식당 앞 갓길에 주차 가능
주요 메뉴: 굴구이(한망 58,000원, 반망 38,000원), 굴 매생이 떡국, 굴 흰떡국, 굴 떡라면(어린이를 위한 짜장라면도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