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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행기 작성

돌로미티의 동쪽에서 소개할 첫번째 장소는 라가주오이 산장이다. 라가주오이 산장은 동쪽 중심지인 코르티나 담페초 기준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팔자레고 패스에 위치한 곳이다. 명백하게는 이 팔자레고 패스엣 케이블카를 타고 산으로 올라간 뒤에 만날 수 있는 산장이다.
Funivia del Lagazuoi
주소: Passo Falzarego, 32043 Cortina d'Ampezzo BL, 이탈리아
영업시간 : 오전 9:00 ~ 오후 4:40 마지막 하행 오후 5:00
가격 : 편도 18.5유로. 어린이 12.5유로 / 왕복 26.5유로. 어린이 17.5 유로
약 3분이면 올라갈 수 있으며. 주변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동선으로 치면, 동쪽이나 서쪽에서 이동 중에 들리면 좋은 편이다. 라가주오이 산장을 둘러보는 시간은 여유로운 편이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친퀘토리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둘 다를 동시에 즐길 수 도 있다. 물론 가볍게 둘러본다면 하루만에 두가지를 모두 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유롭게 보는 것을 늘 추천하며, 나의 경우엔 가는 길에 팔자레고 패스를 들려 라가주오이 산장을 구경했고, 친퀘토리는 따로 일정을 잡게 되었다.
놀랍게도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직접 걸어 오르는 이도 볼 수 있었다.
라가주오이 산장은 케이블카를 내리는 순간 만나는 줄 알았다. 그만큼 케이블카를 내리는 곳 또한 넓은 테라스를 더불어 멋진 풍경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멋진 풍경이 있고, 정거장에는 그 풍경을 즐기기 좋은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뭐랄까 매점이 있고, 그 주변에 마련된 자리라고 해야할까? 올라오자마자 멋진 풍경으로 가득하다보니 사람들은 쉽게 발걸음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돌로미티 전 지역이 겨울에는 스키 여행지로 유명하다. 그러니 이러한 케이블카를 통해 올라온 뒤 활강을 하며 스키를 즐기는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난로는 그 겨울 시즌에 수많은 사람들의 언 몸을 녹이고, 따듯한 음료와 함께 겨울의 풍경을 즐기는 데 큰 힘이 되주지 않을가 상상해봤다.
돌로미티의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장소는 늘 조금은 특이하다. 문명을 바탕으로 편안하게 올라왔지만 도전적인 길도 마련되어 있다고 해야할까?
어딘지 모를 방향으로 펼쳐진 길 자체도 신비하고 그 길을 따라가고 오는 이들 또한 신비해 보였다.
이제 케이블카 승강장을 벗어나 라가주오이 산장을 가야할 때다. 밑에서 충분한 풍경을 즐겼기에 즐거운 발걸음으로 이동을 하려고 했지만, 사실 생각보다 무척이나 가까운 곳에 라가주오이 산장이 있었다. 처음 내린 테라스를 등지고 바라보면 바로 위라고 해야할까? 밑에서 쉬고 둘러본 게 머쓱할 지경이었다. 한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길을 따라 산장으로 올라갔다.
올드하면서도 그 역사를 알려주는 듯한 옛 표지판
라가주오이 산장은 아무래도 승강장보다는 조금 더 올라와있는 언덕에 있다보니 좀 더 딱 트인 풍경을 선사했다. 밑에서는 사람들이 간단한 스낵을 먹고 있다면, 이번에는 사람들이 맥주나 먹거리를 주문하고 한 껏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어딘가 트레킹을 했는지 단체로 등산복을 입고 여유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관광지이자 산행지기도 한 만큼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듯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고작 5~10분이면 이러한 풍경이 나타난다. 정말 멋진 풍경을 이렇게 쉽게 만난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저 멀리 남쪽 돌로미티를 즐기던 시절 자주보던 마르몰라다가 보인다. 마르몰라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돌로미티 유일의 만년설이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아찔한 절벽의 길도 보인다.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만큼 라가주오이 산장은 해발고도 2752미터에 자리잡고 있다. 높은 자리만큼 360도의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지는 라가주오이 산장이다. 돌로미티 내의 수많은 산장 중에서 라가주오이 산장이 유난히 유명한 이유는 뭘까?
첫째, 위치의 압도적인 아름다운 풍경이다. 라가주오이 산장은 해발 2,752m에 자리하고 있으며, 돌로미티의 장엄한 파노라마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힙힌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붉게 물든 돌로미티의 봉우리들을 바라보는 경험 그러니까 ‘Enrosadira’라 불리는 돌로미티 특유의 붉은 빛 현상을 산장 테라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라고 한다.
둘째, 이 산장은 제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는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벌인 전투의 흔적이 여전히 산 곳곳에 남아 있으며, 라가주오이 터널(Galleria Lagazuoi)이라 불리는 군사용 갱도는 현재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실제 전투 당시 병사들이 뚫었던 암반 속을 직접 걸어볼 수 있다. 이말은 즉 산 자체가 하나의 야외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셋째, 케이블카로 접근 가능하다는 점도 라가주오이를 특별하게 만든다. 팔차레고 패스(Falzarego Pass)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타면 단 3분 만에 산장까지 오를 수 있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경험 많은 산악인뿐 아니라, 일반 여행자나 가족 단위 관광객도 무리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산장이 되었다. 이는 지난 피츠 보에의 산장과 비교하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지난 여러 산장 중에서 유일하게 베리어 프리 산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이 라가주오이 산장이었다.
넷째, 스카이 테라스와 사우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산장이지만 현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투숙객은 고산지대에서의 특별한 숙박 경험과 함께, 사우나에서 야외 절경을 감상하거나 현지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자연, 역사, 문화, 휴식이 모두 어우러진 장소이자 산 꼭대기에 마련된 현대적인 관광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라가주오이 산장은 돌로미티를 횡단하는 여러 트레킹 루트의 중심지기도 했다. 알타 비아(Alta Via 1) 등의 장거리 트레킹 코스의 중간 기착지로서, 많은 하이커들이 이곳을 숙소로 삼아 휴식을 취하고 다음 여정을 이어간다고 한다. 이들이 바로 내가 봤던 등산복을 입고 쉬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물론, 라가주오이 산장은 접근성이 쉬운 만큼 예약이 어렵기로 소문나 있다.
산장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먹었는데 의외로 맛도 훌륭했다. 주차를 한 상태라 맥주를 마시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산장만 즐기기에 아쉽다면 산장 뒤로 이어진 길을 따라 조금 더 걸아가면 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옛날 전쟁 시절에 쓰인 참호를 더불어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따라갈 수 있고, 십자가 밑에는 방명록도 함께 있으니 소중한 추억도 함께 남길 수 있는 곳이다.
라가주오이 산장은 앞서말했다시피 가장 여유롭고 쉽게 멋진 풍경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곳이다. 하지만 돌로미티는 방향과 산의 위치에 따라 늘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너무 쉽고 재미없어라는 생각으로 건너뛰지 말고 한번 즈음은 꼭 와보길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