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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돌로미티의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넓은 돌로미티 지역에서도 약간은 상징적인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코르티나 담페초 기준 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어찌보면 내가 소개할 여행지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곳이다. 그곳은 바로 미수리나 호수다. 돌로미티에서는 카레짜 호수에 이어 두번째로 소개하는 호수가 되겠다.
lago di misurina
32041 Misurina, Autonomous Province of Bolzano – South Tyrol, 이탈리아
호수를 주변으로 유료 주차장과 갓길 주차가 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의 심장부에 자리한 미수리나 호수(Lago di Misurina)는 해발 1,754미터에 위치한 고산 호수로, '돌로미티의 진주'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호수는 벨루노(Belluno) 주 아우론초 디 카도레(Auronzo di Cadore) 시의 미수리나(Misurina) 마을에 속하며,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에서 북동쪽으로 약 15km 떨어져 있다.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베네치아에서 렌트카 여행을 시작할 시에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미수리나 호수는 돌로미티 산맥에서 가장 큰 자연 호수로, 둘레는 약 2.6km, 최대 깊이는 5m에 이른다. 호수 주변에는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 카디니 디 미수리나(Cadini di Misurina), 소라피스(Sorapìs), 크리스탈로(Cristallo) 등 돌로미티에서도 특별히 이름난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맑은 날에는 이들 산의 모습이 호수 수면에 그대로 반사되어 장관을 이루기에 유명한 곳이다.
재밌는 점은 이 곳이 돌로미티 내에서도 특히 청정한 공기로 유명하다. 호수 인근에는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어린이 천식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피오 12세 연구소(Istituto Pio XII)'가 위치해 있으며, 이곳의 공기는 호흡기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운동성 천식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딱히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차가 많이 다니고 흙먼지가 날리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해야할까?
미수리나 호수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여름철에는 하이킹, 산악 자전거, 노르딕 워킹, 암벽 등반,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겨울철에는 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슈잉 등의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호수가 얼어붙는 겨울에는 자연 얼음 위에서 아이스 스케이팅과 폴로 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호수를 기점으로 관광지로 발전된 곳이다보니 다른 도시에 비해 기점으로 지낼만한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름 대형마트도 하나 있었고, 이곳을 기점으로 주변을 돌아볼만한 곳이 몇 곳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다른 여행을 생각해놓은게 있어 미수리나는 거쳐가는 곳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미수리나 호수는 호수에서 보이는 한 노란 호텔과 뒤로 보이는 산군이 가장 유명하고, 그 다음으로 유명한 게 이 호수에서 보이며 돌로미티의 유명한 랜드마크와도 같은 산인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가 보이는 게 가장 유명하다. 호수 자체는 지난 카레짜 호수만큼 투명하거나 독특한 색을 보이지는 않지만 호수를 따라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편안한 산책길을 따라 변하는 풍경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미수리나 호수 자체는 특별한 색감이 없다고 하지만 재밌게도 여기 또한 카레짜 호수 처럼 전설이 하나 있다.
옛날, 지금의 돌로미티 지역에 소라피스(Sorapiss) 왕이라는 다정한 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외동딸인 미수리나(Misurina)를 지극히 사랑했다. 미수리나는 아름답지만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인 성격이었다. 어느 날, 미수리나는 요정이 가지고 있던 마법의 거울이 갖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그 거울은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것이었다.
요정은 처음엔 거절했지만, 소라피스 왕이 직접 간청하자 조건을 하나 내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숲과 정원을 그늘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도록 왕이 산으로 변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왕은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결국 자신이 산이 되는 조건을 받아들인다. 왕은 미수리나를 어깨에 태운 채 점점 돌로 변해갔다. 그 순간, 미수리나는 마법의 거울을 손에 넣지만, 아버지가 돌로 변해 더 이상 자신을 안아줄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녀의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내려 결국 그 자리에 커다란 호수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미수리나 호수라고 전해진다.
이 전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소라피스 왕은 오늘날 실제로 존재하는 소라피스 산군(Monte Sorapiss)의 형상과 연결되며, 마치 아버지가 딸을 안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해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수리나 호수의 고요하고 맑은 물은 미수리나 공주의 눈물이 되었다는 상징성도 지닌다. 이처럼 미수리나 호수는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슬픔과 희생, 사랑을 간직한 장소로 기억된다.
이 전설은 이탈리아 동북부 지역 사람들 사이에 오랫동안 전해져 왔으며, 현지 관광 안내판이나 호텔, 마을 안내서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름 호수에서 즐기는 수상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미수리나 호수 또한 다양한 트레킹이나 여행지로의 기점이 되기도 하는지 사전에 알지 못하던 케이블카도 자리잡고 있었다.
이른 아침 미수리나 호수를 들려 주변을 둘러보곤 마트에서 장을 보고 간단하게 마트에 있는 카페에서 요깃거리를 했다. 나와 아내의 목적은 이 미수리나 호수를 본 뒤에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백패킹을 가는 것! 비교적 짧게 미수리나 호수를 보고는 서둘러 산이 보이는 곳을 향해 이동하기로 했다.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를 해결한다.
다음 편에 소개할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의 진정한 모습은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