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새 여행기 작성
새 여행기 작성

샤모니 중심가에서 아르브 강을 건너 조금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Les Gaillands 바위 암장이다. 알프스 아래 강변에 자리 잡아, 초보자는 물론 장비 시험을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샤모니 시내에서 Les Gaillands 암장까지 버스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샤모니 타운센터를 순환하는 무료 전기 셔틀인 Le Mulet를 이용하거나 일반 버스 이용 후 Chamonix‑Plage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노선에 따라 소요시간은 5-10분 정도 소요되며 샤모니 숙소 이용 시 발급되는 교통카드(Carte d’Hôte 카드) 소지 시 무료, 미소지 시 현금으로는 1회 약1.5€ 를 지불하면 된다.
하차 후에는 다리를 건너 자갈길을 따라 2–3분만 걸으면 Les Gaillands의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셔틀·버스 모두 표지판과 정류장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초보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차 이용 시 암장 바로 아래에 무료 공영 주차장이 있고, 자리가 가득 차면 인근 ‘Chamonix Plage’ 주차장(유료)에 주차한 뒤 도보 2분 이동하면 되는데 여름 성수기엔 주차장이 빨리 찰 수 있으니 아침 일찍 출발하거나,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바위는 주로 화강암(granite)으로 이루어져 있어 단단하고 마찰력이 좋아 손끝 감각이 뛰어나다. 높이는 5m에서 25m 정도로 다양해, 짧은 볼더링에서부터 6–7피치의 스포트 루트까지 다채로운 코스를 즐길 수 있다.
크게 나뉘는 섹터는 세 가지다. ‘Grande Diagonale’ 구간은 중간 난이도(5c–6b) 위주의 사선 루트가 많아 워밍업으로 제격이다. ‘Devil’s Tower’는 작은 볼더와 동굴형 틈새가 특징이라 손기술을 연습하기 좋다. 마지막으로 ‘Barre à Led’ 구간은 높이 20m가 넘는 직벽 루트가 있어 숙련된 클라이머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가장 붐비는 시기는 6월부터 9월이다. 아침 일찍이나 해질 무렵에 오면 해를 직접 얼굴에 받지 않아 쾌적하다. 강가라 바람이 적당히 불어와 여름에도 덥지 않다. 겨울철에는 눈이 쌓이니, 장비 없이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Les Gaillands는 접근성이 뛰어나다. 샤모니 플라지(Chamonix Plage)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바위 기슭이다. 전용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고, 여름철에도 자전거로 쉽게 올 수 있다. 바위 아래에는 작은 잔디밭이 있어 휴식이나 간단한 피크닉을 하기 좋다.
한번은 현지 클라이머끼리 ‘물총새 대회’를 열었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바위 아래 작은 연못에 물총싸움을 벌이고, 이긴 팀이 루트 깃발을 꽂는 식이었다. 순수한 경쟁이었지만, 그날 이후로 초보자들도 금세 어울리며 친해졌다고 한다.
안전 수칙은 꼭 지켜야 한다. 헬멧 착용은 기본이고, 로프와 하네스 점검은 필수이다. 주변이 자연 보호구역이니 쓰레기는 되가져가고, 식생을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지 가이드나 클럽에서 제공하는 정보판을 참고하면 더 안전하다.
장비 대여는 샤모니 시내의 여러 샵에서 가능하다. 더 나아가 현지 가이드와 함께 하면 루트 선택, 장비 사용법, 기상 변화 대응까지 꼼꼼히 배울 수 있다.
Les Gaillands는 단순한 암장이 아니다. 바위 위에서 맞는 햇살과 강물 소리, 그리고 정상 너머로 보이는 몽블랑의 자태는 도시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감동을 준다. 클라이밍을 사랑하는 이들, 자연 속에서 작은 모험을 찾아 헤매는 이들 모두에게 Les Gaillands는 마음의 벗이 되어준다. 언제든 로프를 챙겨 이곳에 오면, 바위 위에서 새로운 자신을 만날 수 있다.
Les Gaillands 암장에서 조금 걷다 보면 Lac des Gaillands 숲속에 자리 잡은 밸리 최대 규모의 어드벤처 파크 Accro’Park des Gaillands를 만난다.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는 6개 코스와 100개가 넘는 워크숍이 준비되어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스릴과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Pitchoun’(1.0m–1.30m), ‘Pitchoun+’(1.10m–1.30m) 코스부터, 평범한 높이감과 균형 감각을 길러주는 ‘Parcours Vert’(1.30m–1.45m), 가족 단위에게 인기가 높은 ‘Parcours Bleu’(1.45m↑), 짜릿한 장거리 집라인이 있는 ‘Red Course’(최대 12m), 그리고 점핑·집라인·절벽 뛰어내리기까지 아드레날린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Parcours Noir’(최대 25m)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안전을 위해 입장 전 필수 브리핑을 실시하며, 전체 코스는 하나로 이어진 라인 시스템(continuous lifeline)으로 설계되어 있다. 헬멧과 하네스, 카라비너 등이 모두 제공되며, 장갑만 1유로에 대여할 수 있다.
현장에는 간단한 패스트푸드와 아이스크림, 음료를 파는 Gaillands 바가 있고, 공중화장실과 피크닉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편하게 머물 수 있다. 파크 입장은 신장 1m 이상이면 가능하며, 3세 이상 어린이부터 이용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나무 사이를 누비며 몽블랑을 바라보는 집라인의 짜릿함, 흔들다리와 해먹 같은 다양한 워크숍이 주는 자유로움은 Les Gaillands 클라이밍과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가족, 친구, 연인 누구와 함께해도 즐거운 액티비티 공간이다.
숲에서 빠져나와 길을 건너면 암장 바로 아래쪽, 아르브 강가에 자리 잡은 작은 저수지가 보인다. 암장으로 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오른편에 잔잔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aval’이라는 이름답게 상류의 작은 호수(Lac des Gaillands amont)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다.
물빛은 맑고 초록빛이 섞인 청색을 띠어, 주변의 소나무 숲과 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을 그대로 거울처럼 비춘다. 호수 둘레에는 자잘한 자갈과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암장에서 머문 뒤에 피크닉 매트를 펴고 간단한 간식을 즐기기 좋다. 봄·여름철에는 물가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곳은 소음 하나 없이 자연의 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숨은 휴식처이다. 등반으로 지친 몸을 가볍게 풀고 싶을 때, 또는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를 찾을 때 들러보기 좋은 장소이다. 아담하지만 강렬한 알프스의 품을 느끼고 싶다면, Lac des Gaillands aval에서 한참을 머물며 여유를 만끽해보길 추천한다.